신칸센에 지나는 우에다역에서 작은 사철인 벳쇼선을 타면 30분 정도 걸려 시내에서 10km 정도 떨어진 종점의 무인역 벳쇼온센역에 도착한다. 이 벳쇼온천은 나가노현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이고 일본 서기에도 등장할 정도인데 나라시대에서 헤이안시대 넘어가는 시기 즈음 형성되었다고 알려져있다. 지금은 쇠락한 낡은 온천 마을이지만 이 지역에는 놓치면 안될 중요한 국보 목탑과 중요문화재 건축물이 여럿있다. 아무튼 이 벳쇼온천지역에서 꼭 들러야하는 곳 하나를 꼽자면 바로 일본 유일의 팔각삼층목탑이 있는 안라쿠지라는 절. 천장에서 기단까지 18미터가 넘는 이 목탑은 1290년 무렵. 가마쿠라 시대에 세워졌다고 한다. 수백년이 넘는 시간 비와 눈을 맞으면서 현재까지 멋지게 서 있는 목탑의 모습은 숭고하기 그지 없을 정도였다. 개인적으로는 이 곳에 올 때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꽃의왈츠를 집필했다던 린센로 카시와야 벳소 료칸에 묵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문을 닫아 이용할 수 없었다. 대신, 하나야라는 대형 료칸에 묶었는데 료칸 전체가 문화재처럼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가는 흔한 관광지는 아니고 우리가 갔을 때도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은 다소 을시년스런 분위기였음에도 마을이 가지고 있는 오랜 역사와 고풍스러운 느낌이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