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모레 폭포, 테르니

움브리아주는 로마에서 피렌체로 올라가는 길 중간 즈음에 위치한 내륙지역인데 그래서인지 주의 이름도 배꼽의 어원을 따서 지은 것이 재미있다. 이 곳은 수만년전 화산과 함께 형성된 지질학적 이상의 영향으로 침식작용에서 살아남은 산 위에 형성된 작은 마을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로마에서 북쪽으로 차도를 따라 달리다보면 관문역할을 하는 도시 오르떼에 당도하는데 이전만 해도 평지이던 주변 풍경이 갑자기 산위에 형성된 도시들로 황홀해진다. 여기서 조금 더 동쪽으로 달리면 테르니에 당도하는데 여기에는 마르모레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폭포가 하나 있다. 이 폭포는 고대 로마시대에 이곳을 지나던 벨리노강의 물들이 저지대로 흡수되며 말라리아등 질병을 일으키는 것이 반복되자 서기 271년 집정관 만리우스 쿠리우스 덴타투스가 물길을 돌려 서쪽 마르모레 쪽 절벽으로 흐르게 하였고 이것이 폭포의 시작이 되었다. 원래의 폭포의 규모는 모르겠으나 현재는 인공수로 수력발전과 함께 관광객을 위해 특정시간에만 개방하여 폭포물을 흘려보낸다고 한다. 그래서 높이가 총 165미터의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공폭포이다. 폭포의 북쪽에 위치한 입구에서 보면 정말 시원할 정도의 장관인데 폭포를 위에서 보려면 걸어올라야하는 거리가 만만치 않다. 버스나 차를 타고 산을 빙 돌아서 올라가면 폭포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데 이 또한 장관이라 꼭 높치지 않았으면 한다. 주변은 모두 평화로운 공원인데 가족단위로 모인 사람들이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고 있는게 마냥 좋아 보이더라.

Toshinobu Kubota – La La La Love Song song by 백예린

백예린이 부른 la la la love song. 다들 잘 아는 키무라 타쿠라 주연의 1996년 작품인 롱 베케이션의 ost로 삽입되었었던 곡이다. 그런데 나는 원곡보다 백예린이 부른 이 곡이 열배는 더 좋더라. 그리고 그땐 모르고 드라마를 봤는데 다시 보니 마츠 다카코도 나오고 다케노우치 유타카도 나오고 히로수에 료코도 나온다. 근데.. 분명 재밌는데 그보다 더 눈에 띄는 뭔가 촌스러운 느낌. 분명 당시엔 엄청 트랜디함의 절정의 작품이었는데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 드라마와 비교도 안되게 일본 드라마가 멋지던 시절) 이제는 정반대의 느낌이 드는거다. 올초에 봤던 이와이 순지의 4월 이야기도 똑같은 느낌이더라. 20대 초반에 볼 때는 멋지게 봤는데 다시 보니 촌스러운. 가끔 80년대에 방영되던 KBS TV문학관 같은거 볼때도 마찬가지다. 분명 검증된 좋은 스크립트임에도 그 보다는 옛날 텔레비전 브라운관의 사이즈에 맞춘 화면 프레임이 더 촌스럽게 보여진다. 와이드 스크린에 익숙해지다보니 그렇지 않은건 엄청 고루하게 느껴지는 현상. 도대체 촌스럽단건 뭘까? 새로운 자극에 오래 노출됨으로서 이에 대한 방어로 생겨나는 뇌의 생리적인 현상인걸까? 아예 오래되어 버리면 그러니깐 50-60년대.. 그건 또 아예 새로워보이는데 어정쩡하게 오래되면 그건 아주 진부해보이는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