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와인코너에 들른 김에 전통주 코너에서 막걸리를 몇 병 구입했다. 그 중의 하나가 잣잎이화주. 얼마전 한 드라마에 이 이화주가 등장한 후 전국적으로 이화주가 날개돗친듯 팔린다 하더라. 물도 없이 꾸덕한 것이 마치 요플레처럼 떠먹는 말걸리였다. 그런데 너무너무 맛있는게 아닌가? 향도 맛도 입안의 식감도 너무나도 훌륭했다. 한 두 스푼 떠먹어보려다 결국 한 병을 다 먹어버렸다. 양이 작아보여도 12도 짜리니 적은 분량은 아닌데 말이다. 그러고나서 저녁 모임에선 다시 와인. 준비한 피오체사레 랑게 샤르도네와 바롤로 오르나토 조합은 저 유명한 와인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이 자신의 결혼식날 만찬주로 준비했던 조합. 당시 2011 빈티지는 그 해 최고의 바롤로로 꼽히기도 했다. 오늘 마신 2016 빈티지도 제임스서클링 98점 로버트파커 96점을 기록한 좋은 와인이다. 몇일 전 마신 바롤로 보다 싱글빈야드에서 만든 이 바롤로 오르나토가 한 수 위. 그런데 앞전에 막걸리도 마시고 다른 와인도 마시고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다시 이걸 또 마시니 맛도 향도 잘 모르겠더라. 역시나 좋은건 처음에 마셔야하는데 나중에 마시게되니 후각과 미각이 쉬이 피로해져서 분간이 잘 안된다. 역시 와인은 하루에 하나만 마셔야하나보다. 와인평론가 로버트파커의 전기를 보면 라피드 로칠드였던가 가물가물한데 암튼 십수년간의 빈티지를 모아놓고 버티컬 테이스팅을 하는 장면이 있다. 그런데 그는 그 순간을 위해 오랜시간 체력단련을 하고 컨디션을 조절을 한다. 최상의 후각과 미각컨디션일때라만 하나의 맛과 향도 놓치지 않고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라나. 암튼 와인도 몸과 마음이 멀쩡할 때나 제대로 진가를 느낄수 있는거다.